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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으로

엄마의 새끼 사랑

낙엽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각시붓꽃 (지난해 봄)

 

 

지난해 봄!

산길을 걷다 마주친 고사리 !

사실 먹을줄만 알았지 채취하는일은 살아가면서 처음이다.

 

제사때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고사리지만 산에서 자라는 것은 본일이 없어 무척 궁금했다.

봄이 오고 새싹들이 올라오는 시기에 고사리 역시도 얼었던 대지를 둟고 서서히 올라오고있는 것이다.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가볍게 주먹을 쥔 모습으로 낙엽이 뒹구는 틈바구니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고사리를 먹을 때에는 몰랐는데 ... ...

 

 

낙엽을 헤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고사리

 

 

채취를 한다는게 쉬운 것이 아니다.

물론 대량으로 재배하는 곳에서는 간단히 채취를 한다고 하지만 ... ...

순수한 자연산 고사리는 쉽지 아니하다.

 

산딸기 가시덤불속에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을 채취하려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가시가 얼굴을 공격하고 있으니 ... ...

가시덤불을 헤치고 드러 가려면 종아리에는 수많은 자국들이 ... ...

그리고 잡초속을 헤집고 겨우 발견하였을 때에는 아침까지도 보이지 아니하던 것이

자라는 순간은 초 스피드라고 하여야 할까(?) 벌써 잎이 나버렸으니 ... ...

운 좋게 발견된 아름다운 고사리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다.

겸손한 사람의 모습이랄까?

 

가볍게 주먹을 쥔 모습으로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낮추고 있으니 말이다.

고개를 뻣뻣하게 쳐들고 두손을 벌린 녀석들도 있는데 그 것들은 아마도 겸손한 시절를 보내고,

어릴적 기억은 잊어버리고 힘이 넘쳐 주체할 수 없는 ... ...

 

조금 더 올라가니

산위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하고 있다.

고사리 채취를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옮겨 가는데 느낌이 이상하다.

자세히 보니 가시덤불 사이 까투리가 앉아있다.

아마도 알을 품고 있는 모양이다.

 

 

마른 고사리 잎사이 까투리가 알을 품고 있는 모습

 

 

손을 뻗으면 바로 잡을 수 있는 위치라,

평소 같으면 바로 날아 갈 터인데 자기 새끼(알)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생명을 내건 엄마의 희생정신이랄까

 

주변에 있던 마른 고사리 줄기로 둥지를 덮어 주고

동행하였던 강아지녀석이 혹시 위해를 가하지 아니 할까 싶어 재빨리 다른 곳으로 유도하여 무사히 그 곳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우리네 부모님들도 온갖 위험을 감수하며 이렇게 애지중지 키우지 아니 하였을까?

 

 

 

알을 품고 있는 까투리

 

꺼병이가 알을 깨고 나간 뒤 ... ...

.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정상에 올라 꿩이 알을 품고 있던 곳 옆에서 고사리를 채취하고 있을 때, 갑자기 '퍼드덕'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며칠 전 이곳을 떠났던 그 녀석들이다.

지난 5월 5일 처음 보았고, 5월 25일 둥지를 떠났으니 오늘이 꼭 4일째 되는 날이다.

어미가 움직이자 새끼들도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 한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보았더니 ... ...

 

어미가 애들을 데리고 그 동안 돌 봐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듯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는 것이다.

각박한 세상 인간도 그렇지 아니한데 애들이 참 착하기도 하지 ... ...(완전 혼자 생각)

 

그 중에서 한 녀석을 잡아 보니 너무 귀엽다.

손바닥에 올려 가만히 보니 병아리 보다 작은 것이 굉장히 빠른 느낌이다.

이리 저리 살펴 보다 다시 제 자리에 놓아주니 고맙다면서 잡초 속으로 드러간다.

어떻게 되었을까?

 

많이 궁금하였는데 모두들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애들아 대자연을 벗삼아 잘 자라거라 ... ...

 

풀 사이에 숨어 있는 것을 잡아 손위에 ... ...

 

꿩은 37.5도로 23일 만에 알에서 깨어난다 고한다.

그러니까 내가 처음 발견 하였을 때에는 알을 품을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 막 알을 낳고 품기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아니한 때인 것 같다.

꿩을 부르는 이름도 다양한데

숫놈은 장끼라하고

암놈은 까투리라 하며 어린 새끼는 꺼병이라한다.

* 실수가 많은 애들을 꺼벙이라 하는 것은

꺼병이가 도망가면서 청미래등 낙엽을 입에 물고 대가리만 덤불속으로 숨기면 모든 것이 감추어지는 줄 알고 숨었다한다

그래서 꺼병이가 꺼벙이로 유래된 말이라고 ... ...(검증된 말이 아닌 어릴적 들은 이야기임)

 

열심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장병들이여~~~

부모님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존재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열심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며 어머님의 그 깊은 희생정신을 가슴 깊이 새겨 전역 후 더 넓은 세상으로 힘차게 날개 짓을 하시길. ~~~^*^~~~

 

2015년 1월 11일 11시

 

지난해 봄날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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