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果
15호 태풍 '크로사, 가 북상하여
내일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한다.
그럴 때면 마음 조아리는 많은 분들이 계신다.
그 중에서도 제일 걱정 되시는 분은 과수원을 운영 하시는 분이 것 같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는 낙과로 인하여 피해가 엄청 나기 때문 일 것이다.
울주 서생에 일이 있어 갔다가
평소 알고 있는 이광농원이 부근에 있어 들어 갔더니만,
배를 따야 한다고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닌 눈치이다.
일할 분을 급하게 구할 수도 없고,
농장 부부 두분이 하기에는 너무 넓은 면적이란다.
6천평의 임야에 심어진 배밭만 3천평이 넘는다고 하니 부부가 하기에는 힘이 겨운 모양이다.
구원을 요청하는데,
무시 할수도 없고 하여 같이 간 친구와 또 다른 네 분을 부산에서 긴급 호출하여
오후부터 배 따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주인으로 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 봉지에 쌓인 배를 만져 씨알이 큰 것을 골라
상자에 담아 놓으면 주인이 경운기로 농장 저편에 지어진 막사로 날랐다.
처음 하는 일이 었지만,
큰배, 작은배, 여러가지 형태로 생긴 배(?)를
하루동안 이렇게 많이 만질 수가 있다는 말인가???
눈으로 볼 때는 이 넓은 배 밭의 배를 마음껏 만지는 것은 좋을 지라도... ..
언제 전부 수확 할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을 하면서 시작한 일은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를 나누며 ... ...
2시간 반 정도 지나니 대충 정리가 된 것 같다.
배를 따는 나무 아래에는 떨어진 배들이 이리 저리 굴려 다니고 있다.
수확을 앞둔 배는 꼭지가 약해 쉽게 떨어지므로 태풍이 오면 낙과가 발생하여
농사를 망쳐 버린다고 하는게 실감이 난다.
처음 하는 일이었지만,
수확을 한다는 것이 정말 재미가 있었고,
오늘 일을 마침으로써,
태풍이 불어 와도 낙과를 최소화 시킬수 있다는 점과 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게 토요일 오후 땀을 흘린 보람이 있는 듯 싶다.
일을 마치고 나서 마시는 한잔의 냉수는 정말 시원하다... ...
2007. 10. 6
배밭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