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湖蓮池와 반보기
엄청 더운 날이다.
시원한 계곡과 바다에 발을 담그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
일이 있어 도착한 곳은 청도군 화양읍 유등리에 있는 柳湖蓮池라는 곳이다.
입구에 固城李氏世居地[고성이씨세거지] 라는 표석이 있는 곳을 지나 다리를 건너니 君子亭이 보인다.
정자에는 연꽃차를 만들어 마시며 옛 정취를 맛보고 있는 여성분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인다.
모르고 그냥 지나치면 평범한 연꽃 호수로 생각하겠지만... ...
나오는 길목에 있는 안내판은 柳湖蓮池는 "반보기"라는 세시풍속의 애환과 아련함이 서려 있는 곳이라고 말하는 듯 싶다.
조선시대 시집간딸의 친정 나들이는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 !!
1년에 한번 만날수 있는 中路相逢 즉 "반보기" 하던 곳이 이곳 유호연지란다.
딸은 친정어머니께 줄 음식을 만들어 머리맡에 두고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고,
친정어머니는 딸에게 줄 묵직한 보따리를 챙기느라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고 한다
준비가 끝난 친정 어머니는 잰 걸음으로 달려 나와 딸을 기다리다.
저멀리 딸의 그림자가 비치고 시집살이에 지친 딸아이가 까칠해진 얼굴로 다가오면,
모녀의 눈에서는 누가 먼저 랄 것도 없이 눈물을 글썽이며 애뜻한 모녀의 정을 느꼈다고 ... ....
덥석 손을 잡아본 어머니는 꺼칠어진 딸의 손을 보며,
고된 시집살이의 애환을 눈물로 표현하며 ...(?) ...
눈물을 흘리는 딸을 바로 보지 못하여 하늘만 쳐다 보며, 삶의 고달픔을 노래할 때
모녀의 애뜻한 정은 그렇게 유호연지 물결따라 퍼져 나갔다고 한다.
친정길을 반만 간다고 하여 :반보기"라
다른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고 해서 "반보기"라
눈물이 앞을 가려 친정 어머니의 얼굴이 반만 보인다고 하여 :반보기"라 하였다 한다.
가슴 아픈 사연이 숨쉬는 유호연지를 보노라니
옛 여인의 한스러움이 아름답게 피워 있는 연꽃에 실려 귓가에 들려 온다.
2007. 7. 26
무더위로 지친 밤에 ... ...